잠을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거나 밤사이 자주 깨고 심한 코골이를 동반한다면, 단순한 수면의 질 문제로 넘기기보다 수면 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목 부위 지방 축적, 혀·편도 등의 조직 비대, 기도 근육 이완 등으로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질환이다.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19년 83,683명이던 수면 무호흡증 환자 수는 2022년 113,224명으로 약 35% 늘었다.

흔히 단순한 코골이로 오인해 방치하기 쉽지만, 수면 무호흡증은 심장 부담과 함께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돌연사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의 차이, 주요 증상 및 치료 방법에 대해 이비인후과 전문의 김형규 원장(서울퍼스트이비인후과)에게 들어봤다.

ㄹq.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은 어떻게 다른가요?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혼동하는 환자분들이 많은데요. 코골이는 잠자는 동안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코가 막히거나 잠잘 때 구강 구조가 좁아지면서, 주로 입으로 숨을 쉬게 될 때 목젖 점막이 떨리며 발생합니다. 단순 코골이는 피로, 감기, 음주 등으로 심해질 수 있지만,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호흡은 유지되기 때문이죠. 다만 집단생활을 하거나 배우자와 함께 잘 때 불편을 주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수면 무호흡증은 코골이 소리와 함께 기도가 완전히 막혀서,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질환입니다. 숨을 쉬려고 해도 공기가 통하지 않는 상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환자분들 진료 중에 상담을 할 때는, 잘 때 누가 목을 조르는 것과 같은 상태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q. 수면 무호흡증의 주요 증상과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밤새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깨게 되며, 아침에 머리가 무겁고 개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낮 동안 심한 졸림, 피로, 집중력 저하를 경험하거나 사고력, 기억력, 의사소통 능력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또한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산업재해·교통사고 등 사고 위험성도 증가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수면 중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저산소증, 고 이산화탄소증, 잦은 각성으로 인해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협심증, 심근경색, 고혈압, 신부전, 뇌졸중, 당뇨병, 간 기능 저하, 성기능 장애 등 여러 질환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특히 고혈압과의 관련성이 깊은데요.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50%는 고혈압을 동반하고, 고혈압 환자의 약 30%에서도 수면 무호흡증이 관찰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서는 혈압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q. 수면 무호흡증 검사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우선 문진을 통해 코골이 양상, 무호흡 지속 시간, 수면 중 숨 막힘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등 내과적 질환 여부도 함께 살핍니다. 이후에는 기도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내시경이나 영상검사를 통해 코와 목 등 상기도의 구조를 살펴본 뒤, 확진을 위해 수면 검사를 진행합니다.

수면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 동안 자면서 시행되는데요. 뇌파, 안구 운동, 심전도, 근전도, 심장 기능, 호흡 기능, 코골이 빈도, 혈중 산소 농도 등을 측정합니다. 이를 통해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정확히 진단하고, 수면 무호흡증의 심각도를 수치화합니다. 이는 향후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q. 수면 무호흡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기본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체중 감량, 음주·약물 섭취 제한, 수면 자세 교정 등의 보존적 치료를 권장합니다. 보다 적극적인 치료로는 양압기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

양압기 치료는 수면 중 코 또는 입에 마스크를 착용해 양압(공기를 불어넣는 압력)으로 기도를 열어주는 방법입니다. 처음에는 답답함을 호소할 수 있지만, 보통 1~2개월 사용하면 적응하게 됩니다. 양압기 사용 후 아침 컨디션이 개선되는 경험을 하면서 착용을 지속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수술은 코와 목을 포함한 상기도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좁아진 기도를 넓혀 주는 치료 방법입니다. 편도 비대, 아데노이드 비대, 축농증, 비중격 만곡증 등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수면 중 호흡이 방해를 받을 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구강 내 장치(마우스피스)로 하악을 앞으로 이동시켜 기도를 넓히는 방법도 있으며, 혀 근육을 자극하는 '설하신경자극기'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설하신경자극기는 국내에서는 아직 널리 사용되지 않습니다.

q. 수면 무호흡증에 치즈가 좋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매우 흥미로운 연구이긴 합니다.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이 어느 정도 수면 무호흡증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치즈 섭취가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아직 확립된 이론은 아닙니다. 관련 연구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향후 연구 동향을 지켜볼 만합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 전문 아나운서